새벽마다 어두운 방 안에서 남의 생을, 남의 모습을 동경하다가
가까스로 마음을 다잡고 도저히 널뛸 것 만 같은 마음을 진정하기 어려워 뛰다가 걷다가 왔다.
마음 잡는 데 특별히 도움을 준 것은 미친 사람처럼 예능 따위에서 영감을 얻으려 했던 공허한 시도 속에서가 아니라
지인의 문자 덕분이었다.
유튜브 추천 문자.
내가 혼자서는 도저히 깨달을 수 없었던 소중한 그런 말씀들을 만났다.
그래 나는 이렇게 허접하고 두려운 게 많은 인간이야.
어쩌면 이 지인이 부처님 같았다.
내게 좋은 것을 알려주려는.
그 인연에 감사했다.
부족하디 부족한 나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건네주는 사람들.
그리고 마지막은 나 자신이어야 한다.
내가 나의 손을 잡아줘야지.
아무리 별 거 아니다 싶고 매일 싫은 나여도.
좋아해줘야지.
사랑해줘야지.
잘한 일 하나는 맥주를 사러 가지 않은 것.
그 문자가 아니었다면 나는 멍하니 빠르게 지나가는 노트북 화면만 쳐다보다가 또 남의 생을 부러워하다가 그렇게 새벽 늦게 잠 들었을 거다.
하지만 난 문자에 자극받아 밖으로 뛰쳐나갔고 소소한 운동을 시작했으며 뱃살과 작별하기로 마음 먹었다.
술 대신 두유를 마셨다.
라면 생각도 많이 들었지만 참아냈다.
잘했다.
이정도면 잘했어.